일상속의 이야기들
봉선화꽃물....::))
솔향내음
2006. 7. 8. 09:29
이른 봄 어느 날 길거리에서
꽃씨 봉투를 나누어 준다.
받아서 가방 속에 넣고
한참이 지나서야 화분에 심었다.
겉봉투에는 “봉선화”라고 적혀 있었다.
빈 화분에 꽃씨를 심으면서 꽃피면 손톱에 물들여야지
생각하면서 봉선화씨를 뿌렸다.
어느날 싹이 트고 쭉쭉 빵빵 날씬하게 잘도 크더니
빨강~분홍~진한빨강 세가지 색깔로 꽃을 피우고
지금은 빨간색만 피어있네....
땔내미는 “엄마 봉선화 꽃잎 따서 손톱에 물들이자” 하지만
절대로 안된다고 했다.
꽃 보는 재미가 더 좋은데......
내 유년시절에 엄마는 저녁상을 물리고 나면
마당 한켠 평상에 앉아 봉선화꽃잎을 곱게 빻아 백반도 넣고
딸들 손톱에 물들여 줬는데.....
아침에 일어나면 실로 꽁꽁 묶었던 손톱엔 반쯤은 다 풀어져있어도
손톱에는 빨간 봉선화 꽃물이 들어있음 얼마나 좋던지....
봉선화를 보면서 잠시 어린 날 추억도 끄집어내 볼 수 있었다.
좁은 베란다지만 꽃도 피고
채소도 자라고...
젊었을 땐 그렇게 가꾸질 않았다.
나이 드니까 자연이 뭔지 조금은 알 것 같아서 그럴까.....?
내가 외로우니 자연이 내게 다가오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