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향내음 2004. 12. 21. 08:46

 

 

며칠 전 마트에서 팥을 샀다.
호박죽도 끓여먹고 팥죽도 끓여 먹으려고

죽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동지 죽은 지나치려니 섭섭한 감이 들어서 끓여 먹는다.

요즘은 새알심도 마트에서 살수 있지만
내손으로 만들면 더 맛날 것 같아서~~

남편은 죽을 싫어해서 끓여 놔도 잘 먹질 않는다.
'동지 죽은 먹으면 잡귀가 다 달아난다고' 억지로라도 먹으라고 권하면
아주 조금 뜨는둥 마는둥 한다.

나이 먹기 싫어서 안 먹으려는 걸까...ㅎㅎㅎ
그럼 '새알심'은 먹지 말고 죽만 먹으면 되겠네........ㅎㅎㅎ

동지는 시간도 지키고....
음력으로 초순에 들면 '애기 동지'라 해서 죽을 끓이지 않고
'팥 시루떡'을 해 먹기도 한 것 같다.

팥죽은 적당히 식었을 때가 맛 난다.~~
그리고 팥죽은 밤에 먹어야 제 맛이고~~

겨울밤이 기니까 밤에 출출할 때 먹으면 참 맛있었는데~~
긴 긴밤 밤이 무서우니까 팥죽을 먹으면
귀신이 얼씬도 못한다는데~~
붉은색이니까~~믿거나 말거나 ~~ㅋㅋㅋ

내 어릴 때 동지 날은 동네 잔치였다~~
큰 가마솥에 불 지펴서 엄청 많이 끓였지
다 끓여서 큰 그릇 작은 그릇 나누어 퍼 놓고

집안 구석구석 다니며 엄마는 팥죽 물 뿌리면서

무슨 주문을 말하곤 하셨는데~
그게 아마 잡귀를 몰아내는 주문 이였겠지~~

그리고 팥죽은 잔병을 없애고 액을 면할 수 있다고
이웃간에 서로 나누어 먹었던 것도 생각난다.

살얼음이 얇게 낀 동치미와 먹으면
정말 맛있었는데~~

나이 한살 더 먹어도 동지팥죽은 먹어야지........ㅋㅋㅋ



밑에 팥죽은 저가 끓인 것이 아니고 가져 왔어요

전 오후에 끓일려구요...
님들 맛있는 팥죽 드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