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속의 이야기들

홍매를 마시다...♥♡

솔향내음 2009. 4. 3. 08:43

 

 

어제 산 에서 내려오면서

놀이터에 곱게 핀 홍매를 몇 송이 훔쳤다.

 

새벽시간이라 보는 이도 없는데

어찌나 손이 떨리든지....ㅎㅎ

3송이를 따서 꽃모양이 허트러질까봐

조심스럽게 얌전히 내려오는데...

아이구 세상에나

벚꽃가지가 꺾여 밭두렁에 던져저있네...

 

아까워서 줏었다.

들고 내려오면서 괜히 미안한생각이 들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참 이쁘다...

집에 와 그냥 두면 시들 것 같아 홍매는 접시에 담아

냉장고에 얌전히 모셔 두고

벚꽃은 화분 옆에 올려뒀다.

 

점심물리고 홍매차를 마시려고 준비를 했다.

다기세트를 꺼내고...

떡도 한조각 목기에 담고...

먹다 남은 양갱도 조금 담아 놓고...

뜨거운 물을 끓여서

찻잔에 물을 붓고 꽃 한 송이를 넣었다.

물위에서 얌전하지 못하고 어찌나 빙그르 도는지...ㅎㅎ

 

찻잔에는 매화향이 은은하다...

입으로 먹는 맛보다 눈으로 먹는 맛이 더 좋았다.

 

아주 오랜만에 호사를 부렸다.

찻물은 비었는데 매화는 도도하게 여전히 이쁘다..

오랜만에 맛보는 사치스런 차 한잔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