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틈 사이에 간간이 내미는 해님 얼굴이 반갑다. 바람도 고맙지.. 눅눅한 빨래 사이를 들락거리면서 고슬하게 말려주고... 해님도 반짝~얼굴 비춰주니까 반갑다. 비 그친 사이 어디서 놀러 나왔는지 고추잠자리도 날개옷을 말리느라 햇볕을 즐기며 비행을 한다. 어릴 때 여름방학이 가까워지는 이맘때쯤이면 참 많이 보이는 고추잠자리였는데... 그땐 별다른 감정이 없었는데 이젠 잠자리도 새롭게 보인다. 동네 아이들과 잠자리채 들고 잠자리 잡으러 다녔던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 방학 숙제로 곤충채집이 있었지... 밥 먹고 나면 산으로 돌아다녔는데.... 엄마는 가시나가 무슨 섬머스마 같이 돌아다니느냐고 나무라셨지만.. 아버지는 잠자리채를 만들어주셨고... 보릿대로 촘촘히 엮어 올린 여치집도 만들어주셨다..... 여름 내내 산으로 들로 곤충 잡으러 쫒아 다니느라 방학동안 새까맣게 그을렸던 기억... 여름날 대청마루에 누워 살짝 낮잠이 달콤할 때 처마 밑에 걸어두었던 여치 울음소리가 우찌나 시끄럽던지 그땐 참 싫었는데 오늘은 그 여치 울음소리가 그립다. 내 유년의 그 뜨거운 뙤약볕 속을 의기양양하게 돌아다녔던 여름날의 작은 꼬맹이도 그립고... 그때 그 시절이 정말 그립다...... 고추잠자리를 보면서 나의 어린 시절을 잠시 들춰봤다. . . . . . 40년이 훨씬 지난 빛바랜 사진이라 깨끗하지 못하네요.. 초등 3학년 여름방학 때 아버지가 찍어 주셨는데... 그때 생각이 생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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