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땐~~
빨리 나이 먹어 어른이 되었음 했다.
어른이 되어 이쁜 옷도 입고 싶고 이쁘게 화장도 하고 싶었고
옆집 '숙자'언니가 신고 다니던 빼딱구두도 신고 싶었다.
빨리 어른이 되면 다 해봐야지 하고 어른되길 기다렸다.
그땐 하루가 너무 길게 느껴지고
시간이 빨리 가기만을 바랬는데...
그때는~~
내가 어른이 되면
멋있고 아름다운 사람이 돼야지 하고 항상 거울 속의 나를 보며 생각했다.
고숨도치도 지 새끼는 이쁘다고~~
나 어릴때 티비에서 '미스 코리아' 선발 대회 중계를 하면
아버진 “다리는 저렇게 붙어야 돼” 하시면서
셋째를(나) 세워놓고 다리를 붙여보라고 하시고는
“다 좋은데 키가 작다말야” 하시면서 아쉬움을 남기시곤 하셨다...ㅎㅎㅎ
우리 아버진 딸들 사랑이 좀 유별나셨다.
엄마보다 아버지가 더 딸들을 많이 챙기셨다.
출장 갔다 오시면 옷도 사다 주셨고...신발도 꼭 당신이 챙기셨다..
커서도 외출을 하면 당신께서 코디를 해주시곤 했다.
‘그 옷은 좀 그렇잖니’ ‘머리는 풀었음 좋겠는데’ 하시면서 일일이 챙기셨다.~~
결혼하고 이사를 다닐 때도 도배며~페인트칠 가구 배치까지~당신이 다 해주셨다.
어떤 땐 성가시고 귀찮을 때도 있었지만 그만큼 자식을 사랑 하셨을테지..
주위 어르신들 말씀이
딸부자 집 셋째는 ‘보지도 않고 데려간다는’ 말을 누누이 들었다.
그땐 무슨 뜻인지도 모르면서 그냥 좋아하곤 했다...
지난날을 가만히 생각해 보면
난 식구들과 주위에서 기를 많이 살렸든 것 같다.
그래서 그랬는지 난 잘난체를 참 많이 한 것 같다.
고집도 세고 건방도 잘 떨었고~~
늘 내 하고픈 데로 하려고 했고
그러다 엄마한테 호되게 야단을 맞기도 했지만~
크면서도 현실을 수용하기 힘들 때가 참 많았다.
그러다 어려움에 부딪치면 처신을 못해 지독한 외로움과 투쟁해야 했고~~
그냥 적당히 편하게 단순하게
순응하면서 살면 될텐데 그러질 못했다.
많은 시간이 지나 그토록 기다렸던 어른이 되었을 때
그렇게 바랐던 좋은 것만은 아니었다.
모든 것 다 접고 한사람한테 내 인생을 맡겨 버렸으니~
그때부터 난 자유롭지도 못했고 내가 추구 할수 있는게 없었다.
빨리 어른이 되기만을 바랬는데~~
힘들고 어려움이 더 많았던 어른 이였다.
더 많은 시간이 지난 지금...
예쁜 옷도...예쁜 화장도...빼딱구두도 그때처럼 이젠 좋지도 않다.
그렇게 챙겨주시던 아버지도 엄마 곁으로 가셨고~~
이젠 너무 빨리 가는 시간을 붙잡고 싶다.
이젠 시간이 빨리 가지 말았음 좋겠다.
앞으로 10년이 더 흐르면....
그리고 또 10년이 흐르면.... 그때는 어떻게 변해 있을까...
어쩜 세월의 흐름을 초월하고
묵묵히 그 세월에 몸을 맡기고 있겠지~~
그래서 훗날 지금을 떠올리면서
미소 지을 수 있는 삶의 연륜이 쌓여 있겠지...
아주 여유롭고 편안하게~~
아~~
‘세월이 유수와 같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하지 못했을 때가 차라리 좋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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