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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속의 이야기들

♡ 딸의 향기♡

 

오래전 친정 엄마가 그르셨다..
‘자식들 생일이 가까워지면 몸이 먼저 안다고’...
난 그 얘기를 들을 땐 무슨 뜻인지 몰랐다.

세월이 흐르면서 지금은 엄마 생각이 더 난다.
엄마는 자식들 생일이 가까워지면 얼마나 삭신이 쑤시고 아렸을까..
난 하나뿐인데도 이렇게 몸이 먼저 아는데~~

11월은 집안에 행사가 많다.
오늘은 하나뿐인 딸 26번째 생일이다.
며칠 전부터 몸이 안 좋았지만 그렇다고 누워 있을 형편도 아니고
일을 할 때는 힘든 줄도 모르고 하지만 끝나고 긴장이 풀리면
몸이 축축 쳐진다.
그래도 어쩌누~내가 할일인데..

새벽에 일어나 팥밥에 미역국 끓이고 나물하고 생선도 굽고
딸이 좋아하는 잡채도 만들고 야채 사라다도 버무리고~
엄마가 차려주는 생일상이 이제 얼마나 되겠나 싶은 마음에
만들면서 섭섭하기도 했다.

자식은 품안의 자식이라는 말 와 닿는 말이다.
머리 크고 성인되면 자신의 앞일 알아서 하니까
부모는 뒷전에서 지켜볼 뿐이다~~

많은걸 바라지도 않는다.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말썽부리지 않고
제짝 찾아 가정 이루면 그것으로 부모가 할 도리 다한 것 아닐까..
그 뒤는 자신의 몫이니까~~

태어나서 커가는 과정에서 부모한테 행복을 줬고
큰 말썽 부리지 않고 잘 커주고
아이로 인해 집안이 웃음을 잃지 않았다면
그것으로 효도 받은 것 아닐까
더 많은걸 기대하면 욕심이겠지...
기대가 과하면 실망도 크니까...

가끔씩 듬직한 아들이랑 엄마가 걸어가는 모습이
눈에 들어올 때는 참 부럽기도 하지만
딸은 아들 못지않게 살갑고 사랑스러우니까~~

내가 힘들어 보이면
용기 잃지 말라는 격려의 멜도 보내주고
늘 곁에서 나를 지켜보는 사랑스런 눈빛이 있어
삶에 지치고 힘들어도 제자리를 찾는 것 아닐까...

가을 이라는 계절 속에서 많이 외롭고 허전 했지만
친구 같은 딸이 있었고...
내 곁에 소중한 가족이 있었기에
내가 느끼는 외로움과 고독을 떨쳐 버릴 수 있었고
그리고 삶이 주는 작은 기쁨을 느낄 수 있었다.

난 많은 것을 소유하지도 않았고~~
많은 것을 알지도 못하고~~잘난 것 하나 없지만
내속에 있는 진실과 정성으로 내 딸을 사랑할 것이다.

아침 식탁에서 쉴새없이 쫑알쫑알 거리는 딸의 모습에서
힘들었던 순간이 다 달아났다.
딸의 순박하고 해맑은 표정이 있어 행복하다.
사랑하는 딸 생일 축하하고 사랑해....

 


** 딸 초등학교 1학년때 그림일기장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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