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바쁘게 집안일을 끝내고
주말엔 산타자고 약속했는데
갑자기 꽃샘추위가 시샘을 한다.
그래도 가야지...
설레는 맘으로 배낭을 챙긴다.
다운자켓 까지 입어도 바깥바람은 차다.
조금 일찍 서둘렀더니 차는 밀리지 않고 잘 빠진다.
현풍IC를 빠져나와 유가사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비슬산은 대구광역시 달성군과 경상북도 청도군의 경계에 있는 산이다.
최고봉은 대견봉(大見峰 1,084m)이다.
몇해전에 오르고 두 번째 산행이다.
산 정상의 바위모양이
거문고를 타는 모습을 닮았다 하여 ‘비슬’이라는 이름이 붙었단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낙동강의 경치가 아름답고
대구시가지가 들어온다.
봄철에는 진달래가 가을에는 억새 군락이 볼만하다.
이름난 바위와 용연사(龍淵寺)를 비롯하여 용문사(龍門寺)·유가사 등의 사찰이 있다.
유가사절집은 하산 길에 들리기로하고 산으로 올랐다.
입구부터 코끝이 짠하다..
초입에서는 얘기하며 도란도란 오르는데 조금만 오르다보면 혼자다.
오르면서 돌아보고 기다리곤 하다가
에구 천천히 올 사람은 천천히 와라 함서 혼자 줄행랑을 친다...
제법 오르막이 많다..그제야 열이 나고 추운 건 없어진다.
앞에 오르든 분들이 쉬면서 한 말씀 하신다.
‘걸음이 빠르십니다’‘쉬었다 가세요’
‘차한잔 마시고 가세요’.. 인사를 건낸다.
그냥 웃음을 대신하고 계속 고~~다...
이젠 내 앞에 오르던 사람들은 아무도 없고 내가 산대장이다.....
나무에 매달려있는 리본만 보고 계속 오른다.
아~~근데 아무리 돌아봐도 보이지 않는 사람~
내 페이스대로 오르자며 오르다보면 항상 먼저 올라서 기다린다.
산정이 가까이 보이면 걸음은 더 빨라진다..
얼었던 땅이 녹아서 얼마나 질척한지 등산화가 무거워서 한짐이였다..
새등산화 첨 신었는데.........흐~~
산정에오르니 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바람이 덜 부는 쪽을 찾아 뜨거운 보리차부터 마셨다.
어디쯤 왔나 전화를 아무리 해도 받지도 않네..
기다리는 그 시간이 얼마나 추운지 얼어죽는줄 알았다.
손가락은 또 얼마나 시린지 감각이 둔하고 먹는 것도 귀찮았다.
수건까지 꺼내서 코를 감싸고 둘둘 말았다.
산정에 오르고 정확히 40분 뒤에 어슬렁거리며 올라온다.
으~~참말로
억새숲 속에 앉아서 올라오는걸 지켜봤다.
안보이니까 ‘어디갔노’ ‘어디갔노’ 함써 두리번거린다....ㅎㅎ
‘어디가긴 어디가 추워서억새 속에 앉아있었지’...
그렇게 늦게 오르면서 힘들어죽겠다며 쌕쌕거리는데 뭔 말을 할수있노~~
잠시 자던 바람이 또 일어난다.
정상석과 사진도 못 찍을 정도로 바람이 세게 분다.
비슬산 대견봉 정상석은 좀 힘들게 앉아있었다.
바람이 너무 세게 불어 사진찍는 사람도 찍히는 사람도 힘들었다.
바람이 너무 심하게 불어 사진을 몇장 담지도 못했다.
날아갈 것 같아서....
바람 덜 부는 곳을 찾아 점심을 먹고
커피까지 마시고나니 떨리던 몸이 좀 가라앉았다...
하산 길은 유가사방향으로 내려서면 급경사로 로프를 이용 하기도했다.
해빙기라 얼었던 땅이 녹아 신이 무거워 걷기 좀 힘들었고
추워서 몸이 꽁꽁 얼어 힘들었고...
로프도 몇 번 잡았더니 팔도 아팠다...
3월의 꽃샘추위가 비슬산에서 빨리 내려가게 등 떠밀었다.
유가사절집에 들려 나란히 삼배올리고.....
비슬산 산행을 마무리 지었다.
차안에 오르니 얼마나 따뜻하고 아늑한지...
출발과 동시에 그때부터 먹기 시작한다..
나도 먹어야 되고 입에 넣어줘야 되고..
잘도 받아먹는 것이 귀여워서 자꾸만 먹여준다....ㅎㅋ
그렇게 꽃샘추위와 3월의 주말을 비슬산과 함께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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