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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속의 이야기들

그 사람!!

 

 

~~어언 30년도 더 넘은 얘기다.
내가 그 사람을 첨 만났을 때~
하얀 교복 카라 꿈 많던 여고시절~

입학식이 끝나고 모두들 담임은 어떤 분일까 여선생일까~남선생일까?~~
모두들 궁금하기도 하고 설레임으로 기다렸다.
교실 문이 드르릉 열리면서 등장한 선생님은
그리 큰 체구도 아니고 약간 마른편이였고
얼굴도 잘생기지도 않았고~그냥 편하게 생긴 아저씨 타입 이였다.

그 사람이 ‘나의 담임’ 이였다.
‘국어 담당’ 이였다.

여학교에서 국어 선생님은 인기가 잴루 좋았지...
그렇게 나의 담임으로 첫 만남 이였다.
시간이 지나면서 선생님에 대해서 조금씩 알게되고
친구들도 관심을 갖이기 시작했다.

우리들의 느낌으론 결혼한 아저씨로 생각했는데
노총각 이란걸 알고부터는 하숙집 아줌마가 싫어 할 정도로 들락거렸으니~
아주 순수한 마음에서 ‘선생님과 제자’ 사이였다.
유독 나에게 관심을 두는 것 같은 예감이 들기는 했지만 난 별 느낌이 없었다.

근데 시간이 흐르면서 어느 순간 선생님이 막연히 좋아졌다.
첨에 그 느낌이 아닌 외소한 체구가 날씬하게 보이고
얼굴도 귀엽게 보이고 모든게 좋아 보였다.
노총각이라서 그랬을까...?

그렇게 3년을 선생님과 좋은 사제지간으로 지내면서 졸업을 하고
대학을 진학 하면서 어느새 난 대학 생활에 젖어있었고
선생님은 내 기억 속에서 조금씩 멀어져 가고 있었다.

그런 어느 날 미팅한 파트너가 맘에 안들어 기분 안좋게 버스를 탓는데
선생님이 타고 있었다.
서로 반가워서 중간에 내려 다방에 들어가 얘기를 했다.
그렇게 그 만남이 다시 우리의 연결 고리가 됐다.

그때까지 선생님은 혼자였고 난 그 뒤로 선생님이 많이 좋아졌다.
나이도 많은데 혼자 였다는게 너무 맘에 걸렸고 연민이 느껴졌다.
‘띠 동갑’이니까~~
그래~ 나이 차이가 나면 어때 그런건 아무런 문제가 안된다.
‘결혼하자~~같이 잘살면 된다’~
그렇게 나 혼자 결혼을 결심했다. 순전히 내 생각만으로~

그 당시 난 아무것도 할수도 없으면서 말야~
학교 졸업도 안했고
내 위로 오빠 ,언니도 미혼 이였는데 내가 먼저 갈수도 없었고

워낙에 완고하신 분이라 그런 말을 꺼낼 수도 없었다.
근데 난 강행하기로 맘을 먹었다.
그 사람이 부모님을 찾아뵈러 왔을 때 아버지는 첨부터 아예 말도 못끄내게 거부 하셨다.
예상이야 했지만 너무 강경했다.
‘당신 딸도 그렇게 잘난 것도 없었는데’~~
절대로 있을 수 없다는 얘기와 모든 조건이 안 맞으니 포기하라는 아버지의 말씀이셨다.

그렇게 첨부터 우리의 힘든 시간이 시작됐다.
그런 힘든 시간이 흐르면서 우린 더 절실했고.......
절대로 안된다면 우린 더 뭉치고 단단해 졌다.........

그 당시 난 남들이 얻지 못하는 진정한 사랑을 얻었다고 생각했고
그리고 그 사랑 속에서 당당했다. 힘들고 아픔도 많았지만~~
난 끝까지 흔들리지 않을 거라 자신했고~
후회하지 않을 거라고 자신했다...

시간은 흘러도 아버지 엄마의 찬성은 없었다.
마냥 시간만 보내고 기다릴 수는 없었다.
그 사람의 나이는 많아지는데~~

우린 둘만의 식을 올리기로 계획했다.
가끔 들렸던 절에 찾아가 사정 얘기를 했더니
주지 스님이 주례를 서 주신다고 하셨다.
많은 사람들의 축복 속에서 하얀 드레스도 입어보고 싶었는데
하객도 없고~ 드레스도 입어보지 못하고
평상복 차림에 우리 둘은 스님 앞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오늘은 그냥 아주 오래전 얘기를 적어 본다.


지금 나의 사부님은 깊은 잠이 안 들었는지
간간히 헛기침 소리가 들린다..



1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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