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속의 이야기들

피아노...♥♡

 

 

유년의 그때...

우리 동네 부잣집 미애네집엔

그 어렵던 시절 피아노가 있었다..

 

담 너머로 미애가 두드리는 건반 소리만 들려도

가슴이 콩닥콩닥 설레었다..

우리 집엔 왜 피아노가 없을까?..

아버지가 원망스럽고 엄마가 원망스러웠다..

 

피아노가 무슨 장난감인양

피아노를 사달라고 때를 쓰고

몇날 며칠 밥도 안 먹고 울어도 아무소용 없었다.

 

잠자리날개같은 원피스에 분홍구두

예쁜 미애가 너무 부러웠다...

그렇게 때를 섰던 피아노는 결혼하기 전까지 우리 집엔 없었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딸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

피아노 학원을 다니게 했다.

그 당시 25년전 백오십만원이란 거금의 피아노

24개월 할부로 들였다....

 

어렸을 때 그토록 갖고 싶었던 피아노를 애 초등 입학할 때 갖게 했다..

딸아이는 다행히 피아노를 좋아했고 나도 덩달아 같이 좋았다..

중, 고등학교를 거치면서 피아노소리는 아주 간간히 들을수 있었고

대학 땐 조금 더 잦게 들리다가 그 뒤론 들을수가 없었다.

 

결혼하면 가져가라 했는데

엄마의 애틋한 사연때문인지 아직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세월이 많이 지나면서 집안 곳곳에 자리한 물건들

구닥다리고 볼품은 없지만

하나하나 사연이 있고 정이 들어서 버릴 수 없다..

 

손때 묻은 물건 하나에 사랑이 보이고,,,,

그리움이 있고,,,추억이 있는데.....

그런 기억들을 지울 수가 없듯이...

함부로 버릴 수도 없다....

 

아주 가끔 일상을 살아낼 힘이 버거울때

아련한 기억들을 떠 올리며 건반을 두드려 본다....

깊어가는 가을밤에...여수(旅愁)의 선율을 느껴본다....

그 속엔 미애도 보이고 내 고향 바다냄새도 난다..

 

 

 

~~악보피스~




 

 

 

 

 

 


 

'일상속의 이야기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빵 굽는 여자...♥♡  (30) 2010.11.26
아~~~용담...♥♡  (25) 2010.11.25
오래된 LP판...♥♡  (23) 2010.11.23
혼자 늘...♥♡  (27) 2010.11.22
아름다운 죄...♥♡  (17) 2010.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