춥긴 하지만 아침볕이 참 좋다.
이렇게 볕이 좋은날은
빨래를 하면 고슬 하게 잘 마르지~~
여름에는 하루에 두 번도 했는데
겨울에는 이틀에 한번씩 세탁기를 돌린다.
세탁기 돌릴 때는 방마다 돌아다니면서
빨래할게 없나 살펴보고 뒤져본다.
좀더 입어도 되는데 그냥 같이 다 빨고 싶다.
니트나 손으로 해야 되는 옷은 분리를 시키고
그 외 옷은 한꺼번에 다 넣고 돌려버린다.
어떤 땐 주머니 검사를 안 하고 그냥 돌려서
휴지가 같이 돌아서 빨래가 온통
하얀 휴지 범벅이 됐던 적도 있었고~~
커텐을 돌렸는데 커텐 걸이 침이 들어가서 놀랬던 적도 있었고~~
세탁기 바닥에 동전은 몇 번이나 건진 적도 있었지~~
지금은 빨래를 하기 전에 주머니 점검을 꼭 한다.
요즘은 이렇게 추운 겨울에도 어디서든 빨래가 잘 마르지만
어렸을 때 기억을 들추어 보면
겨울에 빨래해서 빨래 줄에 널면 빨래가 꽁꽁 얼어붙어
두꺼운 옷은 고드름도 같이 널려서
며칠을 빨래 줄에서 말린 것 같다.
속옷이나 얇은 옷은
저녁에 걷어서 방에 널어놓으면
빨래에서 김이 슬슬 오르던 것이 기억난다.
그때 어머니 들은 얼마나 고생을 하셨을고~~
지금처럼 고무장갑이 있었나~
춥기는 얼마나 추웠누~~
수돗물은 조금만 추워도 얼어서 뜨거운 물로 녹여야 했고
그나마 수도가 있는 집은 집안에서 했지만
수도가 없는 집은 동네 공동우물터에 가서했지~~
고무장갑도 없이 추운 겨울에도 손으로 했으니
얼마나 힘드셨을고~~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은 빨래라고 할 수도 없지
세탁기가 다 해주니까...
세탁기에서 물 떨어지는 소리가 난다.~~
빨래가 돌아가면서 내는 소리
한참을 돌다가 땟물이 빠지는 걸 지켜보면
기분이 시원해진다.
깨끗이 씻긴 옷을 빨래 줄에 탈탈 털어 널면
내 마음속 근심거리들도
같이 다 빨래 줄에 너는 기분이다.
오후에 깨끗이 마른 빨래를 하나하나 게면
기분도 같이 뽀송해 진다.
내 맘의 근심들도 다 날려 버린 것 같아 기분이 좋다.
그래서 털고, 씻고, 닦고~~힘은 들어도
깨끗하면 내 맘도 상쾌해 지니까 좋다.
그 순간이 작은 행복이라 생각 들어
기분이 좋아진다.
빨래 널러 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