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도자기 사진을 올리면서 그때를 떠올려본다. 지금부터 17년 전... 참 빨리도 지나간 세월이다. 지난 사진을 보면서 열심히 배웠던 그때가 생각난다. 부산모 대학에 도예샘이셨다. 아주 열정으로 가르쳤던 샘이셨다. 그땐 얼마나 재밌던지 수업시간이 되기도 전에 먼저 가서 초벌한 도자기에 그림도 그리고 유약도 발라보고 물레도 돌려보고... 시간이 빨리 가는게 아쉬웠다... 도예공방이 민가와 떨어진 시골이라 주위에 나무도 많았고 가마도 정통흙가마였다. 실내에서 작업을 하다가 밖에서 하고 싶으면 대나무숲속 정자에 앉아서 그림을 그렸고... 그 옆엔 그네도 있어서 쉴 땐 그네도 타고....ㅎㅎ 첨엔 아주 작은 소품부터 시작을 했다. 연필꽂이...컵..벽걸이..수반..다기세트...등... 주로 생활자기를 많이 만들었다. 내가 만든게 하나씩 가마에서 나오면 얼마나 신기하고 기분이 좋던지..ㅎㅎ 내 손으로 만들었다는 뿌듯함~~~ 선물도 많이 했다. 딸내미 학교 담임에게도 보내고 교장샘한테도 보내고... 사부학교 동료샘들한테..우리형제들.....친구들.... 지금도 형제들 집 돌아보면 집집마다 한두 가지는 남아있다..ㅎㅎ 너무 미비해보여서 버리라고 하면 그럴 수 없단다.. 근데 이사할 때가 문제였다. 저 많은 도자기를 우찌 가져갈까 싶어 정리를 했다. 이웃들에게 나누어도 주고 버릴건 버리고 그래도 많았다. 도자기는 포겔수가 없으니 작은 용달에 도자기랑 화분만 따로 실고 왔다. 이사 와서도 또 버릴건 버렸지만 지금도 많은 편이다. 베란다 한쪽 자리를 차지하고 있고.. 거실엔 화분받침처럼 도자기 위에 화분을 올려놓는다... 그 당시 같이 배웠던 동기들이 모여서 작품전을 열었다. 하루는 팜플렛에 올릴 사진을 찍는다며 샘이 카메라를 들이댄다.. 글고 난 그때도 머리를 항상 묶어다녔는데 샘이 분위기가 있어보여야 된다며 묶었던 머리를 풀라고 한다. 질끈 묶었던 머리를 풀었더니 지저분해보이고 이쁘지 않았지만.. 그래도 찍었다...ㅋㅋ 근데 정작 전시회 때 사진은 어디로 사라졌는지 한 장도 안보이네.. 사진첩에 보관하지 않고.. 봉투 안에 그냥 넣어뒀더니 이사 다니면서 잃어버렸는지 사진이 많이 없어졌다...ㅠㅠ 사진을 보면서 많은 기억들이 하나하나 지나간다.. 첨 설레이던 기억.....여러 전시회장을 돌아다녔던 기억... 한꺼번에 주문이 들어와 밤샘작업 했던 일...힘들어도 좋았는데... 실컷 고생해서 꺼내면 덜 익어서 잔금이간 것..(그렇게 표현을 했지...ㅎㅎ) 생각만큼 잘 안나온것...공기가 들어가서 부픈 것...등등.... 많은 과정을 거쳤는데 가치가 없다며 과감히 깨버릴 때~~그땐 너무 아깝고 안타까웠지.... 그렇게 흘러간 시간 속에 행복도 있었고 아쉬움도 있었던 나의 졸작들..... 지나간 시간과 함께 또 다른 나를 발견하기도하고 생각에 꼬리를 물게 되기도 한다. 그때 찍었던 사진 몇 장 올려 봅니다.. 그때를 생각하면서.....^^** ~~초벌한 자기에 밑그림 그리기~~ ~~정자에서 얼굴이 통통이네..ㅎㅎ~~
~~샘이 찰칵 찰칵~~
~~그땐 파마도 하고..ㅎㅎ~~
~~머리가 지저분해보이네..흐흐~~
~~정통흙가마~~
~~팜플렛엔 이사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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