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이 큰 피해 없이 살짝 지나갔으니 참 다행이다.
어제는 바람이 많이 불더니 오후엔 약간 가라앉았다.
아침부터 흐려 햇빛은볼 수가 없었고
간간히 빗방울도 떨어졌다.
피로가 풀리지도 않았는데 다녔더니 몸이 많이 힘들었다.
밖에선 피곤한 줄도 모르고 잘 돌아 다니는데
집에만 들어오면 만심창이가 된다.
새벽엔 알람을 꺼버리고 더잤다.
아침 먹고 대충 정리하고 산에 올랐다.
센 바람에 흙먼지가 다 날아갔는지
하늘도 더 푸르고 공기도 더 신선했다.
빈속이면 몸도 가뿐하고 좋을텐데
아침을 조금 먹은게 약간 숨이 차긴했다.
그래도 오르기로 맘먹고 열심히 발걸음은 재촉했다.
산 입구 에서부터 등에 땀이 흐르고 얼굴에 땀이 송글송글 맺혔다.
민가를 조금만 벗어나면
코끝을 자극하는 공기부터가 신선하다.
어느새 내 맘도 푸근해 지고 편안해진다.
길옆에는 코스모스가 바람에 흔들리고
이름모를 들꽃마저 눈길이 가는 이른 가을날~~
뜨거움에 지쳤던 푸른 잎들은
이젠 울긋불긋한 옷으로 갈아입겠지~~
하늘은 더 푸른빛으로 높아지고
아름다운 정취는 산야를 물들일 테고~~
산 입구 일단계 에서 역기로 가볍게 몸을 풀고
허리운동도 하고~~
또 오른다.
조금 오르면 물소리가 꽐꽐 들린다.
물소리에 땀을 식히며 또 오른다.
아마도 햇살이 뜨거웠다면...
분명 시원한 물살에 세수라도 했을꺼야...
잠시 앉아 물도 한 모금 마시고 쉬었다
다시 정상을 행해 오르는데
달팽이도 놀고 있고 청솔모도 마구 돌아다닌다.
사진도 찰칵~
이제 마지막 정상이다.
헉헉거리며 힘들었던 순간이 뿌듯함으로 시원하다.
크게 쉼 호흡도 하고~~
참!! 아름답다.
파란 하늘도 아름답고
초록의 나무들도 아름답다~~
정상에 서면 멀리 낙동강도 보인다.
약간 뿌옇긴 하지만~~
여름은 서둘러 가고 가을로 접어드는데~~
서늘한 바람과 함께 찾아오는 가을은
어느새 내 맘속 가득 들어와 있다.
8월의 끝자락에 서서
가을엔 또 어떤 행복한 기다림을 기대하는 것일까...